다들 이 표 한번쯤은 본적있을 것이다. 우리나라 빵가격이 세계에서 제일 비싸다는 근거로 쓰이는 표이다.
https://bbs.ruliweb.com/community/board/300143/read/49873053
이런 베스트 글도 올라왔고
https://www.biznews.or.kr/mobile/article.html?no=8964
이런 뉴스 기사도 있다.
그런데 평소에 빵을 좋아하던 나는 이표에 의문을 표할수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우리나라 빵가격이 터무니 없이 높게 쓰여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번 자체적으로 조사해 보았다.
우선 이 표에서 주목해야할 부분을 빨간선으로 표시해놓았다.
1. The Economist Intelligence Unit 의 자료라는것.
2. 기준이 1kg의 loaf of bread 라는것.
The Economist Intelligence Unit 는 자료를 무료로 공개하고있다.
홈페이지에서 world wide cost of living 을 검색하면 자료가 나오고, 간단한 신상정보 입력후에 다운로드 가능하다.
저 표가 만들어진 2018년도 자료는 구할 수 없지만 2019년과 2020년의 자료는 볼수있다.
2019년
2020년
각각의 자료에서 핵심이되는 표만 가져온건데, 이표가 맨위의 그래프의 기준이 된 표이다.
이표에선 크게 빵가격, 맥주가격, 여성 투피스 정장 가격, 여성 커트 가격
이렇게 4가지를 비교하고있다.
재밌는건 2020년에 서울이 아예 표에 빠져있다는것인데, 이건 세계에서 제일 물가가 비싼 10개도시를 비교하는 표이기때문에 최소한 2020년엔 서울이 제일 물가가 비싼도시는 아니라는것 이다.
그래서 2020년엔 아무것도 알수없고 2019자료만 봐야하는데, 이표에 의하면 우리나라 빵가격은
10년전엔 8.16달러에서 작년엔 15.59달러 거의 두배가까이 뛰었다는건데 다른나라들은 소폭증가하거나 혹은 오히려 감소한나라도있다.
어쨌거나 최소한 그래프는 의도적으로 왜곡한것은 아닌것같다. 그러면 이 조사는 믿을만 한것인가?
그전에 우선 표의 기준이되는 loaf of bread가 뭔지 알아야하는데,
그냥 식빵이다.
상식적으로 문화권마다 선호하는 빵의 종류가 다를것이기 때문에 어느나라에서나 쉽게 구할수있는 식빵으로 비교하는것은 맞다.
그럼 여기서 한번쯤 식빵을 사먹어본적 있는사람들은 의문을 가질수 밖에 없다.
아니 우리가 식빵을 1만 7천원씩이나 주고 사먹었었다고?
이마트 어플에서 캡쳐한 사진인데 실제로 마트식빵은 1키로에 저렴하면 3800원(3.4달러) 비싸야 5700원(5.15달러)이다.
그럼 마트말고 식빵을 주로 사먹을만한 파리바게트는 어떨까?
https://blog.naver.com/shop2930/221639777155
직접촬영한것이 아니기때문에 링크로 대체하는데 이 게시물은 2019년도에 포스팅된것이다.
이 게시물에 의하면 파리바게트 식빵 가격은
식빵무게를 1kg으로 환산했을때의 가격, 환율 1106원 기준
후레쉬식빵 - 6024원 - 5.45달러
로만밀 슈퍼플러스 - 6170원
우리쌀 식빵 - 6279원
옥수수식빵 - 6428원
정통 우유 식빵 - 6500원
쫄깃한 토스트 - 6590원
순수 담백 - 6746원
건강한 로만밀 클래식 - 6818원
그대로 토스트 - 6835원
참 부드러운 생크림식빵 - 7654원
참 고소한 곡물식빵 - 8444원
호두 호밀 식빵 - 8666원
꿀 토스트 플러스 - 9024원
무설탕 멀티그레인 토스트 - 9285원
단호박 검은깨 식빵 - 9629원 - 8.71달러
5~8달러 역시 표에나온 15달러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이다.
이제 이런 의문이 들 수도 있다.
Q. 저 표는 서울이 기준이잖아? 마트식빵과 파바 식빵이 서울기준인지는 어떻게아는데?
A. 아무리 각 도시별로 물가가 다르다고 해도 대형마트나 프랜차이즈 업체 가격은 거기서 거기다. 아무리 더 비싸봐야 두배이상 차이 나겠는가?
Q. 왜 1키로에 17000원짜리 식빵이 있을수도있지!
A.
물론 쿠팡같이 비싼 식빵 파는곳도 있다.(그래도 17000원보단 저렴하다)
그리고 공장에서 생산되는 식빵들뿐아니라 다양한 개인빵집/윈도우베이커리들 까지 합치면 가격의 스펙트럼은 훨씬 넓어진다.
실제로 1키로에 17000원 하는, 혹은 그 이상의 식빵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충분히 손쉽게 저렴하고 사람들이 대중적으로 구매하는 식빵 가격을 제외하고
일부러 비싼식빵만 조사해서 서울의 빵값이 세계에서 가장 비싸다고 주장하는것이 맞는것인가?
아니면 저 저렴한 가격까지 모두 포함하고 평균낸게 식빵 1키로에 17000원인것일까?
해외는 정말 공장에서 생산되는 슈퍼마켓/마트 식빵이나 고오급화된 프리미엄 윈도우베이커리 식빵이나 가격이 거기서 거기인가?
여러가지 의문이들 수 밖에없다.
그래서 The Economist Intelligence Unit에 문의를 보내보았는데
이런 답변이 왔다. 사실 이문제에 대해 크게 신경쓰고있지 않는듯 했다.
왜냐하면 내가 문의 한 것은
1. 2018년도 자료를 받을 수 있는가?
2. 빵가격을 조사한 기준이 무엇인가?
3. loaf of bread는 sandwich bread 가 맞는가?
세가지인데 첫답변은 전혀상관없는 엉뚱한 자료하나만 달랑 보내고 재문의 후에야 답변을 해주었다.
그마저도 2018년도 자료는없고 빵가격을 조사한 명확한 기준도 알려주지않고 3번질문만 대답해 주었을 뿐이다.
아무튼 이 답변을 통해 알 수 있는것은 지난 2년간 변동이 없다는것에서 2020년 자료도 표에만 빠져있을뿐 2019년과 비슷할 것이라는것
서울의 빵집을 직접 혹은 업체를 통해 서울 곳곳을 돌아다니며 조사한것이아니라 그냥 외국인들이 선호하는 빵집 기준이라는 것이다.
조사된 빵집이 국내거주 외국인이나 관광객들한테 유명한 빵집위주로 조사되었을 가능성이 크다는것을 알수있다.
과연 이렇게 조사된 통계를 믿어도 되는것일까? 이미 대형마트나 프랜차이즈 빵집의 식빵 가격을 비교해서 통계와 현실이 크게 다르다는것을 알수있다.
그럼 아까 베스트글을 다시보자.
우리나라 빵값이 비싼 이유중 하나가 밀가루를 수입하기 때문이라고한다.
정말 사실일까?
사실이 아니다.(출처 제분협회 http://www.kofmia.org/data/pict_viw.jsp?page=1&seq=51)
우리나라는 밀가루를 수입하는것이 아니라 밀을 수입해서 국내에서 제분한다.
말장난같이 보일 수도 있지만 밀을 수입하는것과 밀가루를 수입하는것은 천지차이다.
우리나라는 밀을 재배하기에 땅도 부족하고 기후도 적합한 편이 아니기 때문에 넓은 평야에서 대량으로 재배가능한 미국 호주 캐나다 등에서 수입하는것이 훨씬 싸다.
제분은 반대로 유통 보관 변질등의 문제, 해외 업체의 인건비 유통비 등의 문제로 국내에서 하는것이 훨씬 싸다.
단지 여러가지 사정상 분업화 된 과정을 거친것 뿐 해외에서 터무니없이 비싼 밀가루를 수입하고있는것이아니다.
또한 설탕역시 수입해서 비싸다고하는데 애초에 설탕의 원료가되는 사탕수수는 열대작물이라 자급자족하는 나라는 거의없다. 대다수의 온대기후의 선진국들은 사탕수수 재배 못한다. 또한 밀가루처럼 사탕수수를 수입해서 국내에서 제당한다.
여기서 하고자 하는 말은 국내 밀가루 설탕이나 해외밀가루 설탕이나 가격차이가 없다고 말하는것이 아니다.
본인이 직접 실제 해외에서 설탕이나 밀가루를 구매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실제 가격차가 얼마나 나는지는 알 수 없다.
저 게시물에서 국내 빵값이 비싼원인중 하나가 원재료때문이라는데 그원재료가 비싼 이유로 엉뚱한 소리를 하고 있기 때문에 그부분을 지적하는것이다.
소보로 빵을 예시로 들고 있는데 위에 말했다시피 통계의 기준이되는 빵은 식빵이지 소보루 빵이 아니다.
이 영상의 제작자는 통계의 기준이 무엇인지 읽어보지조차 않았다는것을 알수있다.
빵 가격을 조사하면서 world wide cost of living 자료를 보게 되었고 여기서 뭔가 이상한 점을 또 하나 발견했는데,
다시 스크롤 올려서 표를 한번 보면 여성의 커트비용이 60달러(대락 6만 6천원)이라는데 정말 그렇게 비쌌던가?
카카오 헤어샵에서 캡쳐한것이고 서울 헤어샵의 모든가격을 한번에 보여주는 기능이 없어서 커트 2.5만원이상으로 필터 설정해놓고
국내에서 가장 물가가 비쌀거같은 강남으로 찍어서 확인해보았다.
보시다시피 6만원 이상 하는곳이 거의없다.
물론 카카오헤어샵에 모든 헤어샵이 나온것도아니라 고가의 헤어샵이 있을 수 있고, 당장 이 짤에서도 최대 8만 8천원까지 있긴하다.
또 남성기준의 가격이 저렇고 여성은 좀더 비싼것아니냐고 생각할수있는데
각업체별로 들어가서 정확한 가격표를보면 여성 남성 구분없이 똑같은 가격을 받는 헤어샵이 많고 여성이 비싸도 몇천원수준이지 여성만 6만원이상의 터무니없는 가격을 받는곳은 없다.
그리고 필터설정을 하지않고, 또 다른지역도 확인해보면 1만원대부터 커트가격이 존재하고 2.5만원이상으로 필터설정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6만원이상은 거의없는데
과연 서울의 여성 커트가격이 6만원대라고 할 수 있을까?
여성 커트가격도 빵값처럼 그냥 서울거주 외국인들이 자기가 가는 비싼 헤어샵 가격을 자료로 제출한것이 아닐까?
다시 표를보면 맥주나 여성 정장은 몰라도
빵이나 헤어커트는 개인 업장이 설정한 가격이 천차만별로 달라질 수 있는 품목이다.
애초에 정확한 통계를 내기가 어려운 품목이라는 것이다.
결론
이 게시물을 통해 하고싶은 말은 국내 빵가격이 세계에서 제일 비싸지않다 라고 말하고싶은것이 아니다.
정확한 빵 가격 통계는 존재하지않고, 직접 주요 도시들의 모든 빵집을 방문해서 조사 해볼 수도없다.
서울이 다른나라와 식빵가격은 별 차이가 나지않더라도 다른종류의 빵들이 훨씬 비쌀수도있고 아닐수도있다.
다만 알수있는것은 통계 자체에 오류가 있을 가능성이 크기때문에 이 표를 바탕으로 서울이 전세계에서 빵값이 제일 비싸다는 주장은 잘못된 주장이며,
통계의 진위여부는 확인하지않고 빵값이 다른나라에비해 두배이상 비싼이유를 원재료 임대료등 다른부분에서 찾고있는 점은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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